런던에서 수영을
운동을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까지는 필라테스를 (가끔씩이지만) 다녔었는데, 이사와 퇴사 등을 앞두고 4월부터 운동을 따로 안 다녀서 4, 5, 6, 7월 - 거의 4개월을 그냥 지냈더니 몸이 굳는 기분이었다. 출국 전 친구들이 런던가서 뭐할거야~ 라고 하면, 장난 반 진심 반, 런던가서 요가하게~ 라고 했었는데. 현실이 되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자세히 비교해보았던 피트니스 센터는 2곳이다.
Option 1) B 모 studio
요가, 필라테스만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
7 am - 9:30 pm 열고, 일요일엔 안 함
수업 1회에 £14 (약 2만 원) 한국에 있는 저렴한 요가 학원과 비슷한 가격대
£20 (약 3만 원) 내고 멤버로 조인하면 수업을 조금 더 싸게 (1회에 £12) 들을 수 있음
No freeze. 즉, 여행을 가거나 아플 때 홀딩 못함
샤워실 3칸. 부족해보임.
Option 2) D 모 gym
한국으로 치면 헬스장에서 GX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요가/필라테스 수업
GX라고 하기엔 너무나 다양한 수업이 하루 종일 알차게 운영됨 (요가, 필라테스, 수영, 스피닝, 카디오, 태권도, 줌바, 테니스... etc)
수업을 미리 예약할 필요도 없고 그냥 walk-in. 하고 싶을 때 들어가면 된다
6:30 am - 10:00 pm 열고, 일요일에도 함
한 달만 등록할 경우 joining fee까지 합쳐서 £100 (약 15만원)
Freeze 가능. 10 (약 15,000원) 씩 내고 1달씩 멤버십 기간을 홀딩할 수 있다
Towel, Shampoo, Conditioner 제공하고 샤워실 8칸. 칸마다 문도 따로따로 닫힘
1 hour free PT - 트레이너에게 받을 수 있음 (헬스장 이용법, 운동 목표 상담 등)
수영장 물 깊이는 1.2m (발이 닿아도 얼굴이 물 밖으로 다 나온다 = 안전하다)
D 모 gym에 바로 등록했다.
따로 예약없이 수업에 아무 때나 갈 수 있다는 게, 게으르고 충동적인 나에게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에서 아주 가깝다. gym과 집의 거리는 아주, 아주, 중요하다!
첫 요가 class
(도촬해서 뎨동해요.. 넘 예뻐요 쌤)
Ann이라는 여자 강사였는데 몸짓 하나하나도 목소리도 너무 너무 예뻤다. 발음도 또렷해서 눈을 감고 따라해야 하는 동작들도 별 무리없이 함께 할 수 있었음 (물론 확신이 없을 땐 실눈을 뜨고 사람들을 본다. 이거 맞나 지금?) 처음으로 들어갔던 요가 수업은 Yin Yoga. 명상 위주의 요가였는데 (요가엔 여러 종류가 있다) 차분하게 맘이 리프레시되는 게 참 좋았다.
첫 필라테스 class
어떤 남자 강사에게 필라테스를 배웠는데 전문적인 것 같지는 않았다. 심지어 처음엔 호흡법을 왜 안알려주지!! 하고 노려보고 있었는데 음.. 어느순간 잘 들어보니 들이쉬고 내쉬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음.. 중립인지 임프린트인지는 정말 안 가르쳐주길래, 예전에 배웠던 기억을 더듬더듬 끌어모아 운동했다 (이 자세면 척추가 중립인 게 맞겠지...? 이런 식) 다행히 기구 필라테스가 아닌 매트 필라테스라 뭔가 기구나 근육을 잘못 써서 다칠 일은 거의 없다.
첫 수영
대학교 휴학을 하고 쉬던 시절, 수영을 배운 적이 있다. 몸이 기억하겠지? 하고 당장 수영복을 샀고, 일단 수영장에 뛰어 들었다. (깊이는 1.2m 라 키가 작은 나에게도 매우 안전한 수영장)
몸이 기억을 하고 있는 건 맞는데 수경없이 수영을 하다보니 직진이 어려웠다. (수영이 아니고 헤엄을 치는 느낌이랄까..) 나는 좁디 좁은 수영장을 대각선으로 활보했고, 결국 옆 레인에서 연습을 하던 할머니의 분통이 터졌다.
Excuse me??????!!!!!!
눈을 떠보니 두 칸이나 옆 레인으로 넘어와 있었다. 눈도 시큰시큰 시렸다. 수경을 사고, 사람이 별로 없을 때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총총총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