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아아는 아아다

커피를 마실 일이 있었다.

메뉴가 100개 정도 되는 호텔 로비였고, 어색한 사람과 만난 자리였기 때문에 무난하게 '아아'를 주문하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메리카노를 어떤 나라에서는 아메리카노라고 하면 안 되고 '롱블랙'이라고 해야 된댔는데..? 때마침 쓸데없는 잡지식이 떠올랐다. 영국은 아닌 것 같았는데... 어디더라. 확신이 들지 않은 채로 주문하기 대화가 시작되어버렸다.

 

뭐 마실래? 나는 차!

음, 나는 커피 마실래.

뜨거운 거? 아니면 차가운 거?

차가운 거!

아 진짜? 아이스 커피 좋아해?

응, 보통 하루에 한 잔씩 마셔

진짜?? 우와... 너 아이스 커피 진짜 좋아하는구나

같이 있던 사람이 아이스 커피라고 하길래 '아, 영국에서는 아아를 아이스 커피라고 하나?' 라고 생각하고 엄청 좋아한다고 끄덕거렸다.

그리고 몇 분 후, 내 앞에 놓인 건...

거품 가득. 매우 creamy한 커피가 내 앞에 도착했다.

(이게 아닌데... 아이스 커피가 아아가 아닌가봐)

당시 나는 너무 안 친한 사람이랑 앉아 있었고, 잘 모르고 잘못 주문한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정말 맛있다는 듯 (원래 매일 마시는 사람처럼) 홀짝 홀짝 '아이스 커피'를 마셨지만 달아도 너무 달았다.

 

영국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ice americano 이다.

그러니까, 아아는 아아다.

[Tip] 정확히 아아를 시키는 방법

여기서는 우유나 설탕을 많이 타서 먹기 때문에 확실히 하고 싶다면 'no sugar' 'no milk' 라고 간단히 덧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우유를 타지 않으면 까마니까 'black americano', 우유를 타면 하얘지니까 'white americano' 라고 하기도 한다.


©2018 by AUDREY IN LONDON.

bottom of page